2009년 5월 11일 월요일

[시선집중] 이종범 "경기 뛸 수 있다면 백업도 OK"



8개 구단에는 저마다 최선참 베테랑이 있다. 노장이라고 부를만한 선수도 꼭 있다. 나이 마흔을 넘거나 마흔을을 코앞에 두고 있는 선수들이 그들이다.

최선참이라 불리는 선수들은 현재 붙박이 주전으로 뛰는 선수가 거의 없다. 2군을 들락거리거나 1군이라도 벤치에서 대기선수로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할 몫이 없는 것은 아니다.

KIA 이종범(39)을 보면 노장이 사는 법. 그 답을 볼 수 있다.
◇언제든 준비돼 있는 백업
주전에서 밀려났다고 불만을 갖고 뚱한 표정으로 조용히(?)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은 선참이 할 일이 아니다. 끊임없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언제든 찬스가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자신의 페이스를 경기흐름에 맞추는 노력은 필수적이다. " 백업으로라도 경기에 나갈 수 있다면 그게 고마운 일이다 " 라는 이종범이다. 시즌 초반 이용규 채종범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된 뒤 이종범은 이들을 대신하기 위해 경기에 나서는 행운을 잡았다.

마침 지난 겨울부터 나이를 뛰어넘기 위해 이전보다 갑절의 훈련을 소화한 터였다. 공수에서 나름대로 활약을 펼쳤다. 내야수와 외야수를 오가며 팀이 필요한 포지션이라면 어디든 나갔다. 물론 이용규와 채종범이 돌아온다면 이종범이 설 자리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다.

◇코치급 원포인트 레슨
이종범은 자신이 뛸 때나 안 뛸 때나 공수 교대 때 바쁘다. 경기흐름에 맞춰 후배들에게 적절한 플레이 요령을 적시해 주기 위해서다. " 세밀하게 볼 때 점수차에 따라 그리고 몇회냐에 따라 수비와 공격하는 요령이 다를 수 있다. 젊은 후배들은 이 사실을 잊고 스피드있게 경기해야할 때 느슨하게 하고 오히려 조금 편안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을 상황에서 급하게 수비하다 실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점을 공수교대 때 알려주고는 한다 " 는 게 이종범의 말이다.

선배의 원포인트 레슨에 후배들은 항상 귀를 쫑긋하고 기울인다. 그래서 이종범은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더라도 벤치에서 경기흐름에 자신의 감각을 싣기 위해 최대한 집중한다. 상대투수를 나름대로 분석해가며 타석에 나서는 감각을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데 주저함이 없다. 코치의 영역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 하는 코치급 활동이다. 조범현 감독은 " 이종범이 많이 달라졌다. 개인훈련량도 많았고 후배들을 이끄는 부분도 많이 좋아졌다 " 며 흡족해한다.

◇벤치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경기에 나가지 못할 때 이종범은 더 바빠보인다. 올해 들어 부쩍 말이 많아졌다. 훈련 때는 앞장서고 끊임없이 후배들과 대화하고 농담을 주고 받는다. 경기를 앞두고 긴장한 후배들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다. 경기 중에는 박수도 치고 소리도 지르는 등 분위기 메이커로 변신한다.

나이를 잊고 녹록지 않은 기량을 유지하면서 주전으로 나설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 그러나 그렇지 않더라도 베테랑들이 할 몫은 있다. 이종범이 그런 모범사례가 되는듯하다.

자신의 신세한탄만 하고 불만만 늘어놓아서는 팀에서 더이상 살아날 길이 없다. 선수들에게는 저마다 나름대로의 몫이 있다. 그 몫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홍헌표기자 hhp@


빛나는 야구센스와 빠른 뱃스피드로 리그를 지배했던 이종범. 센스는 그대로임에도 떨어진 뱃스피드때문에 예전의 기량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아직 KIA에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에 분명하다.
다만 은퇴전에 3할 타율을 다시한번 보여주길 바라는건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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